
“일하는 게 오히려 손해다”
그동안 국민연금을 받는 고령층 사이에서 자주 나오던 말이다. 은퇴 후 재취업하거나 소득이 생기면 국민연금이 깎이는 재직자 감액 제도 때문이다. 하지만 2026년을 앞두고 이 제도가 단계적으로 폐지되면서, 일하면서도 연금을 온전히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국민연금 재직자 감액 제도란?
국민연금 재직자 감액 제도는 국민연금 수급자가 일을 하면서 일정 수준 이상의 소득을 벌 경우 연금액을 줄이는 제도다.
취지는 “연금과 근로소득의 이중 혜택을 조정하자”는 것이었지만, 실제로는 노인의 근로 의욕을 꺾는 제도라는 비판이 많았다.
특히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며, 은퇴 후에도 생계를 위해 일해야 하는 상황이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소득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연금을 깎는 구조는 현실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기존 국민연금 감액조건과 감액기준
기존 감액조건은 비교적 단순했다.
- 국민연금 수급자
- 일정 기준 이상의 근로·사업소득 발생
- 만 60~64세(최대 5년간 적용)
문제는 감액기준이었다.
기준은 ‘A값’이라 불리는 최근 3년간 국민연금 전체 가입자의 평균소득월액이다.
- 2025년 기준 A값: 약 309만 원
- 월 소득이 309만 원을 초과하면 감액 시작
- 소득 구간에 따라 최대 50%까지 연금 삭감
즉, 은퇴 후 월 309만 원 이상만 벌어도 국민연금이 깎였다는 뜻이다. 이로 인해 “열심히 일하면 손해”라는 인식이 고착됐다.



실제 감액 규모는 어느 정도였을까?
재직자 감액 제도로 인한 연금 삭감 규모도 적지 않았다.
- 2024년 한 해 감액 대상자: 약 13만 7천 명
- 지급되지 않은 연금 총액: 2,429억 원
성실히 일한 대가가 연금 삭감으로 돌아온 셈이다. 이런 구조는 OECD에서도 문제로 지적되며, 한국 정부에 제도 개선을 권고해왔다.



2026년부터 달라지는 핵심 변화
정부는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통해 국민연금 재직자 감액 제도 폐지를 공식화했다.
우선 2026년 6월부터 감액 구간 5개 중 하위 2개 구간이 폐지된다.
핵심 변화는 다음과 같다.
- 기존 감액 기준: 월 309만 원 초과
- 변경 후 기준: 월 약 509만 원 미만은 감액 없음
- 즉, 월 500만 원 수준의 소득을 벌어도 연금 전액 수령
이로 인해 기존에 월 309만~509만 원 구간에 있던 수급자들은
매달 최대 15만 원씩 깎이던 연금을 앞으로는 전액 받을 수 있게 된다.



“월 500만 원 벌어도 연금 전액”
이번 제도 개선의 상징적인 키워드는 단연 월 500만 원이다.
이 기준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일을 해도 연금은 보장된다”는 정책적 메시지다.
특히 재취업, 파트타임, 자영업 등으로 일정 소득을 올리는 고령층에게는 체감 효과가 크다.
연금을 지키기 위해 일을 포기하거나, 소득을 일부러 줄이던 왜곡된 선택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재정 부담과 남은 과제
물론 과제도 있다.
하위 1·2구간 감액 폐지에만 향후 5년간 약 5,356억 원의 재정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아직 남아 있는 고소득 구간에 대해서는 재정 여건과 직역연금과의 형평성을 고려해 추가 개편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즉, 이번 변화는 ‘완전 폐지’로 가는 첫 단계라고 볼 수 있다.



국민연금, 이제는 ‘일해도 받는 연금’으로
국민연금 재직자 감액 제도 폐지는 단순한 연금 제도 개편이 아니다.
초고령 사회에서 고령층의 노동 참여를 인정하고, “일하는 노인도 보호한다”는 사회적 합의의 신호다.
앞으로는
✔ 연금 받으면서 일해도
✔ 월 500만 원 수준의 소득까지는
✔ 연금이 깎이지 않는 시대가 열린다.
국민연금 제도가 ‘일하면 손해’가 아닌, **‘일해도 안심할 수 있는 제도’**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